일본 주식시장과 한국 주식시장은 닮은 점이 많다. 경제성장률 둔화 속에서도 기업들이 실적 개선을 이어가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 등으로 주요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증시는 외국인 자금 유입 확대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월 25일 장중 한때 3000선을 돌파했다. 이후 조정을 받아 지난달 29일엔 2976.21까지 밀렸지만 이달 들어 다시 반등하며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 및 수출 호조세 등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되고 있어서다.
한국경제신문 2월 17일자 A22면 ‘日증시 올들어 15% 급등...사상 최고치 눈앞’ 기사에서는 “올해 닛케이225지수 예상 등락 범위 상단은 3650”이라며 “닛케이225지수가 지난해 말 종가 대비 15%가량 오를 것이라는 의미”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0월 초 기록한 연중 최저점(2644)보다는 35% 이상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1부 시장 상장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으로 구성된 토픽스지수는 16일 1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날 종가는 1357.75였다. 작년 12월 24일 저점(1092.11) 대비 27.5% 오른 수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장기금리 하락 영향으로 해외 투자자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 회복세로 주요 수출 대기업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는 점도 호재”라고 분석했다.
국내 개인투자자 사이에선 은행 이자보다 많은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일본 고배당주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최근 한 달간 고객 예탁자산 증가분 5조원 중 절반 가까이가 일본 관련 상품이었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일본 기업 19곳의 2019회계연도 현금배당액은 총 77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629억원)보다 26.9% 늘었다.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히는 통신회사 소프트뱅크그룹(9984억원)과 전자부품 제조업체 무라타제작소(1438억원),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1280억원) 등 세 곳의 배당금 합계만도 6600억원에 달한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해외 자산 배분 차원에서 접근하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