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원하는 신혼부부 전세임대 한도가 축소되면서, 많은 신혼부부들이 전세를 구하지 못하고 월세로 전환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최근 LH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한도를 기존 공시가격의 153%에서 126%로 축소하면서, 전세 매물 확보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신혼부부들은 저렴한 전세를 찾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원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LH 전세 매물 자체가 원래 적었지만, 이번 한도 축소로 사실상 LH 전세 매물은 거의 전멸 상태"라며, "손님들이 이제는 LH 전세를 포기하고 월세 계약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LH 전세임대는 신혼부부들에게 매우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는 제도로, 전세보증금의 95%를 LH가 저금리로 지원해주고 입주자는 5%만 내면 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목돈 마련이 어려운 신혼부부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옵션이었다.
그러나 이번 보증 한도 축소는 많은 신혼부부들에게 큰 좌절을 안겼다. 평택에서 LH 신혼부부 전세임대를 알아본 이 모 씨는 전세보증금 1억 2천만 원짜리 아파트를 발견했지만, LH의 심사에서 불가 판정을 받아 결국 월세로 계약을 해야 했다. LH의 새로운 기준에 따르면 공시가격의 126% 이내 전세만 지원 가능하므로, 이 아파트의 전세보증금은 9천8백만 원 이하로 책정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현재 시세에 맞는 전세를 찾는 것도 어려운데, 공시가격 기준으로만 지원이 되니 답답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LH의 이번 조치는 전세 사기를 예방하기 위한 취지로 시행되었다. 이전에는 전세보증금이 공시가격의 170%까지 허용되었으나, 지난해 10월 LH는 이를 140%로 축소했고, 이후 전세보증금 한도는 공시가격의 126%로 줄어들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신혼부부들이 선호하는 아파트 전세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 대부분의 아파트는 시세와 공시가격 간의 괴리가 크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인해 신혼부부들은 더 이상 LH 전세임대를 통한 아파트 전세를 구하기 어렵게 되었다.
충남 천안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방의 경우 공시가격이 더욱 낮아져서 LH 전세임대가 가능한 아파트가 거의 전무하다"며, "이러한 정책 변화는 결국 신혼부부들이 원하던 전세가 아닌, 더 비싼 월세로 밀려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서 "정부의 서민 주거 지원 정책이 오히려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을 더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번 LH 전세임대 한도 축소는 신혼부부뿐만 아니라 다른 전세 수요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LH 전세임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매물 자체가 거의 사라지면서, 신혼부부들은 반지하 빌라나 상태가 좋지 않은 주택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신혼부부들은 더 이상 LH 전세를 고집하지 않고, 월세로 전환하거나 주거지 선택에서 많은 타협을 해야만 하는 현실을 맞이하고 있다.
LH의 이번 조치가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현재로서는 많은 신혼부부들이 주거 문제로 인해 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