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에게 있어서 이성운이란 매우 중요하다. 특히나 남자라면 누구나 자신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존재이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라면 이미 알고 있다. 나에게는 이성운이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나는 연애라는 것을 포기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연애를 하지 못하는 것이지 아예 안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혼자서도 충분히 만족하며 살고 있고 지금 생활에 딱히 불만이 없다. 굳이 따지자면 가끔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지만 그것마저도 익숙해져서 괜찮다. 그렇게 난 솔로 라이프를 즐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 녀석이 내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자기가 아는 곳 중에 용하다는 점집이 있는데 거기 가서 신년운세 좀 보고 오자는 것이었다. 뭐 심심하기도 했고 재미 삼아 가보기로 했다. 어차피 미신 같은 거 믿지도 않고 다 거짓말인 걸 알기 때문에 별생각 없이 갔다.
신년운세란 무엇인가요?
신년운세란 새해 운세를 말하는 것입니다. 1년 동안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미리 알아보는 것이죠. 예를 들어 올해 취업운이 있는지, 시험 운이 있는지 등 다양한 주제들을 가지고 미래를 예측해보는 것입니다.
점괘 결과 어떻게 나왔나요?
저는 다행히도 좋은 쪽으로 나왔습니다. 제가 원하는 회사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저한테 다가오는 여성분이 많을 거라고 했습니다. 물론 모든 여성분이 아니라 특정 인물 몇 명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이었지만 기분은 좋았습니다. 근데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분께서 하시는 말씀이 내년 봄쯤에 운명의 짝을 만날 수 있으니 그때까지 열심히 노력하라고 하시더군요. 솔직히 처음엔 믿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무당이라도 그런 게 진짜 있을까 싶었거든요. 어쨌든 그날 이후로 이상하게 마음이 싱숭생숭해졌습니다. 뭔가 기대감이랄까 설렘 비슷한 감정이 생기더군요.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걱정도 됐습니다. 만약 실제로 만난다면 과연 어떨까 싶었죠. 그동안 수많은 소개팅을 해봤지만 번번이 실패했고 썸조차 타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괜히 시간 낭비 돈 낭비할까 봐 걱정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관심이 사라졌습니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잊고 지냈습니다.
그 후로는 어떻게 됐나요?
그렇게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문득 다시 생각났습니다. 마침 연말이라 그런지 약속도 많고 술자리도 많아서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며칠 전 우연히 인터넷 기사를 봤는데 첫눈 오는 날 고백하면 성공 확률이 높다는 글이었습니다. 순간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작년 이맘때쯤 봤던 점쟁이의 말이었죠. 혹시라도 누군가 먼저 다가오면 어떡하나 싶은 마음에 급하게 연락처를 찾아봤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아직 번호가 남아있더군요.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신호음이 가는 동안 얼마나 긴장되던지 심장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잠시 후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고 조심스럽게 물어봤습니다. “혹시... 저번에 말씀하셨던....” 그러자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 “네 맞아요. 접니다.” 너무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 하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그쪽에서 먼저 말하더군요. “그때 말했던 대로 이번 겨울에 만나는 인연이 있네요.” 그제야 안심이 되면서 웃음이 났습니다. 드디어 나도 사랑이라는 걸 하게 되는구나 싶었습니다.